Soonja Han’s work, creating a unique plastic space only with circles, can be in terms of art history categorized as geometric abstraction. The world of geometric abstraction, opened by Mondrian and Malevich in the beginning of the 20th century, is a field so meticulously explored that all possibilities seem to have been identified. Nevertheless, Soonja Han’s work appeals to our senses with freshness and vitality, and adds to the genealogy of geometric abstraction “the Poetic Efficacy of Subversive Spontaneity”* that is irrational, sensual and dynamic.
All these traits stem from the artist’s cultural background and the recognition of her own personal experiences which are expressed in a superposition of colored circles. Her way of work that can be deciphered from the drawings – the process and records of conception of a work – is a course of finding the balance between the colored circles, each of which contracts, expands, opens, closes and emanates the energy of light and temperature. Such work gives Soonja Han’s work a dynamic touch, a trait rare to find, and with this dynamism trait the artist develops her work from canvases to installations, even to digital animation. The experience of such various media creates a stronger, a more solid and multi-dimensional pictorial space when she returns to the canvas.
The present exhibition clearly shows the dynamic changes that Soonja Han’s work has gone through since her first exhibition at Johyun Gallery three years ago. The vivacious world full of agility and spirit amidst the refined composition reminds us of our cherished experiences of beauty and the joy of amusement of our childhood, and let us experience the simple and positive energy that colors and forms create. Solely with circles the exquisite wonders of composition is explored and its possibilities expanded; dispersing the energy obtained within to everybody is what defines Soonja Han’s art.
20여년째 파리에서 거주하며 활동해 온 한순자는 이미 1980년대 말부터 파리의 중견 화랑들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그녀의 첫 회화적 성과는 추상표현주의의 유산이 많이 느껴지는 어둡고 두터운 마티에르의 그림이었으며 시장의 호응을 얻었으나 작가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과 회화에 대해 근원적인 탐구에 몰입하여 1990년 중반에 새로운 작가로 다시 탄생하였다. 초기의 두꺼운 마티에르와 격정적인 제스츄어는 점, 선, 면으로 제한되고 제작 방식에 있어서도 신체의 흔적을 없애고 기하학적인 도형과 단순한 색면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초기 회화에 반복해서 나타나던 유기체적인 원형은 완벽한 동그라미로 정리되고 차츰 유일한 구성 요인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한순자는 동그라미에 대한 집착이 유리 구슬에 매혹되었던 최초의 미적 체험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무엇보다도 어디로든지 굴러갈 수 있는 동그라미의 역동성과 생동감이 구성의 묘를 끊임없이 자극하기에 원형은 한순자에게 필요충분 요소가 되었다. 제각기 수축, 팽창, 열림, 닫힘 그리고 빛과 온도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색 동그라미들 간의 균형을 찾아가는 일은 한순자의 작품에 과거 기하학적 추상의 정적인 구성에서는 찾기 힘든 역동성을 부여하였다. 바로 그 역동적 에너지에 의해서 한순자는 평면에서 공간 설치로 그리고 디지털 애니메이션으로 거침없이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다양한 매체의 경험은 그가 다시 화폭 앞으로 돌아왔을 때 더욱 강렬하고 견고하며 다차원적인 회화 공간을 창조할 수 있게 한다.
엄밀한 구성 속에 순발력과 지기가 넘치는 한순자의 쾌활한 세계는 누구나가 기억 깊은 곳에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움과 유희의 즐거움과 연결되어 있다. 동그라미와 함께 구성의 묘를 탐구하고 그 가능성을 확장시키는 것이 한순자의 작업이고, 거기서 얻어진 에너지를 만인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 그의 예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