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코 소디 (b. 1970)
미국을 중심으로 멕시코, 독일, 일본 등 세계를 무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보스코 소디는 풍부한 질감과 선명한 색상을 지닌 거친 표면의 부조회화로 널리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형식과 매체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며 평단의 호평을 받아왔다. 그는 캔버스를 지면에 수평으로 놓고 그 위에 안료, 톱밥, 목재 펄프, 천연 섬유질과 아교의 혼합물을 오랜 시간에 걸쳐 흩뿌리고 두껍게 쌓아 올린 후, 작업이 굳도록 내버려둔다. 보스코 소디가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은 하나의 퍼포먼스이다. 때로는 몇 달간 방치되기도 하는 이 시간 동안 작품의 표면에는 작가의 행위가 고스란히 드러나며 단층의 선을 따라 움직이고 멈춘다. 물질이 건조되면서 표면에 첫 갈라짐이 나타나는 순간 작업을 중단한다. 그의 작품은 일본의 이시카와현립미술관, 미국 매사추세츠의 하버드 박물관, 벨기에 앤트워프 현대미술관, 네덜란드 바세나르의 보르린던 박물관, 그리고 호주 멜버른의 빅토리아 국립미술관 등 다양한 공공 및 사립 컬렉션에 포함되어 있다.
권대섭 (b.1952)
권대섭의 백자는 ‘달항아리’라고 부르는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사이 조선 왕조에서 왕성하게 제작된 자기의 형식과 제작방식을 충실히 따른다. 형태는 높이 40cm가 넘은 원형으로 유백색 혹은 설백색이라 칭하는 우윳빛이다. 재료 또한 입자가 곱고 불순물이 완전히 제거된 질좋은 고령토만을 사용한다. 원재료가 되는 흙의 선택부터 불온도를 끌어올리는 기술까지 조선시대 자기의 재료와 형태, 제작과정 계승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조선의 백자를 마냥 답습하는 것은 아니며, 이에 뿌리를 둔채 자신만의 현대성을 시도하고 있다. 완벽한 비례를 거부하면서도 균형을 잃지않는 그의 백자의 어리숙해 보이는 형태에는 안정감과 편안함이 있다. 표면의 질감 또한 다채로워 어느 부분은 반질반질 윤이 아니고 어느 부분은 탁하고 뿌옇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달항아리’라는 이름으로 규정되는 것을 경계한다. 조선시대의 달항아리와는 분명 다를뿐더러, 보름달의 이미지는 상상과 해석의 여지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권대섭은 1952년 서울에서 태어나 1978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 후 우연히 인사동에서 백자를 본뒤 1979년부터 5년간 일본 규슈 오가사와라 도예몬에서 도자를 배웠다. 1995년 덕원미술관에서 국내 첫 전시를 열고, 이후 서미앤투스 갤러리 (2009~2014), 악셀 베르보르트 갤러리 (2015,2018/벨기에), 박여숙화랑 (2019,2020)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2009년 디자인 마이애미와 이탈리아 밀라노 트리엔날레 (2013)에 참여하였다. 서울미술관 (2014), 중국 마운틴 아트재단에서의 순회전시 (2014), 한불수교 130 주년을 기념하여 파리장식미술관 (2015)에서 그룹전을 했으며, 바이에른 국립 박물관(독일 뮌헨 2016), 아트 몬테 카를로(모나코 2016), 아트 제네바(스위스 2016), 도쿄긴자식스 갤러리(일본 2017) 등에서 다양한 전시를 했다. 1998년 한국예술평론가협회 최우수 예술인으로 선정, 현재 리움 삼성미술관, 한국민속박물관, 기메 미술관(프랑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박물관(러시아), 시카고인스티튜트오브아트(미국) 등 전세계 유수의 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어있다.
키시오 스가 (b.1944)
일본의 모노하(もの派, mono-ha) 운동을 이끈 키시오 스가는 나무, 금속, 돌, 종이, 로프, 콘크리트, 왁스, 비닐 등의 물체를 가공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공간 안에 배치하여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물체와 물체, 물체와 공간 사이의 중간 영역을 조율하는 방식으로 작품에 개입하며, 회화나 조각이라는 기존의 예술 장르를 넘어 일종의 풍경을 통한 유동적 관계를 경험케 한다. 그는 1964년부터 1968년까지 도쿄의 타마미술대학교를 다녔으며, 당시 아르테 포베라, 랜드아트 등의 국제적 흐름에 영향을 받은 노부 세키네, 지로 타카마츠와 같은 젊은 예술가들과 함께 모노하를 탄생시켰다. 졸업 직후 자연과 사물을 이용한 일시적인 구성물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이를 도쿄의 야외 장소에 배치하여 "필드워크"라는 용어로 정의했다. 그는 이러한 활동을 실내 환경으로 옮기며, 파라핀 왁스로 만든 토템 모양의 "평행 지층" (1969)이나, 세로로 놓인 강철 판 네 장으로 이루어진 사각형인 "소프트 콘크리트" (1970)과 같은 전례 없는 설치 작품으로 인정을 받았다. 제8회 파리 비엔날레, 제38회 및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작품을 선보인 그는 지난 40년동안 파리의 국립 현대 미술 센터,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 뉴욕 현대 미술관, 베니스의 푼타 델라 도가나 등 유수의 미술관의 주요 전시에 참여했으며, 최근에는 뉴욕의 Dia: Chelsea와 밀라노의 피렐리 행거비코카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의 작품은 현재 다양한 공공 및 사립 컬렉션에 포함되어 있다.
이우환 (b.1936)
이우환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중퇴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1961년에 니혼대학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하였다. 1968년부터 1975년 사이 일본 도쿄에서 전개된 모노파의 이론과 실천을 주도하며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후 모노파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인물로서 국제적 명성을 얻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점과 선의 대가'로 불리는 그의 초기 작품들은 점이 선이 되고 나아가서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동양 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의 작업은 ‘획’이 지닌 의미와 그려지지 않는 여백을 이해해야 한다. 획에는 무한한 순간 속에 정지한 듯, 고요한 가운데 움직이는 듯 정중동, 생동감, 기가 흐른다. 파리비엔날레, 상파울루비엔날레, 카셀도큐멘타 등 권위 있는 국제전에 참여하여 큰 호응을 얻었으며, 뒤셀도르프시립미술관, 루이지아나미술관, 밀라노 현대미술관, 일본 하라현대미술관, 가마쿠라근대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가졌다. 일본 나오시마에는 이우환 미술관이 설립되었다. 그의 작품은 파리 퐁피두미술관, 베를린국립미술관, 뉴욕 근대미술관, 도쿄 국립근대미술관,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호암미술관등 유수의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